품이 낭낭해서 좋다.

바지저고리에 두루막을 걸치면

그 푸근한 입성.

옷 안에 내가 푹 싸이는

그 안도감(安堵感)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모발(毛髮)은 거품으로 일어

먼 해안선(海岸線)으로 벋어가며 어는데

귀는 다른 바다의 소리를 듣는 요즈음 연령(年齡)을

눈은 쌓이고

바람은 언 땅 위로 휘몰려도

햇솜을 푸짐하게 놓은 한복(韓服).

그것은 입성이 아니다

비로소 돌아오는 질기고 너그러운

숨결이 베틀질한 씀씀한 생활(生活).

육신(肉身)을 싸안아 육신(肉身)을 벗게 하는

무명 바지 저고리에 옥색(玉色)을 물들인 한복(韓服).                                                                                                                                                                                                              - 박목월 詩 '한복' -







내년에 결혼할 신혼부부의 한복으로는 어떤 게 좋을까. 특히 인생에서 가장 고운 때인 신부의 한복은 웨딩드레스 못지않게 자태를 뽐낼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18~19일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관(SETEC)에서 열린 한국결혼박람회에선 내년에 유행할 결혼한복의 트렌드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였다. 내년에 웨딩마치를 울릴 예비신부들은 전통한복의 명가(名家)인 비단향 한복(02-512-1413), 한복 이야기 아씨(02-511-5057), 진주상단(02-543-4161), 임정연 한복(02-518-2042) 등을 두루 살펴보고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을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결혼박람회에는 한가지로 정해진 스타일보다는 다양한 디자인을 내놓았습니다. 신부는 파스텔 색동의 은은하고 화사한 한복을, 신랑은 흔한 디자인보다는 오래 입을 수 있는 고급스러운 한복을 선택하는 것이 대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단향 한복 김영숙 원장)




“한복은 트렌드가 정해져 있기 보다는 고객에 취향에 맞춰 선보이며, 겨울에는 원색 컬러를 봄 여름에는 파스텔 톤이나 화사한 색감을 선호하죠.  한복 패턴에 큰 차이는 없지만 임정연 한복의 특징은 신부의 옷 끝동에 자수나 색동으로 포인트를 준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자수의 경우 기계작업이 아니라 직접 디자인해 임정연한복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 할 수 있죠.”


“신부는 치마저고리와 배자 외에 당의를 선호하며, 신랑은 주로 바지저고리와 배자, 요즘 젊은 남자들이 선호하는 쾌자(소매없고, 등솔기가 허리까지 트인 옷)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저고리는 피부톤에 따라 맞춰 입고, 아이보리, 연한핑크, 올리브그린 컬러가 많이 나오죠. 치마는 촌스럽지 않은 연한 핑크톤이나 연한 산호색 컬러를 씁니다.”  (임정연 한복의 김혜연 실장)








“신랑, 신부 한복 트렌드가 따로 정해진 것은 없어요. 하지만, 대부분 깔끔한 스타일을 찾습니다. 예전처럼 신부다운 기본 컬러를 선호하기 보다는 다양한 색상을 원하며 핑크, 레드 치마보다는 아예 어둡거나 밝은 컬러의 한복이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세입니다. 계절적 영향으로 두루마기나 남들과 다른 특별함을 원하는 사람들은 당의나 배자를, 젊은 신부는 치마 저고리와 배자, 신랑은 조끼, 마고자보다 배자를 찾아요."(진주상단 조유진 팀장)







by A&Z 2010. 12. 20. 08:16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