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70개 명품 브랜드를 회원으로 한 '콜베르 위원회'가 최근 '시콜베르'란 웹사이트(www.ccolbert.cn)를 열었다. 회원 브랜드의 역사와 전통을 말해주는 수천 장의 사진과 동영상 등이 게재된 사이트다.

 

도메인 주소 끝에 붙은 'cn'은 사이트가 중국에 개설됐다는 뜻이다. 영어·프랑스어·중국어로 서비스되는 이 홈페이지는 중국에서의 명품 소비가 크게 늘면서 중국인들에게 '진정한 명품의 가치를 이해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게 명품 업계의 해석이다.

우리에게 콜베르 위원회는 모조품 단속에 나서는 프랑스 명품 업계의 이익단체로 알려져 있다. 조향사이자 향수 브랜드 '겔랑'의 회장이었던 장 자크 겔랑이 주도해 1954년 설립한 이 단체는 에르메스·루이뷔통·샤넬 등 패션 명품 브랜드와 페리에 주에·볼랭저 등 고급 샴페인 브랜드, 카르티에·반 클리프&아펠 같은 보석 브랜드, 플라자 아테네·리츠 등의 호텔, 에디아르·르노트르·달로와요 등 제빵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프랑스를 대표하는 각 분야의 명품 브랜드를 아우르고 있다.

 

콜베르 위원회가 모조품 방지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단체의 설립 취지가 '프랑스 명품 산업의 근간인 장인 정신을 보호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엄선한 재료·소재로 장인들이 정성들여 만든 상품이 값싼 모조품과 똑같이 취급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17세기 프랑스의 재무장관이었던 장밥티스트 콜베르의 이름을 따 단체의 이름을 지은 것도 콜베르 장관이 당시 프랑스 제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재무장관 콜베르는 의류상인이 불량품을 팔면 상인에게 그 옷을 걸치게 한 다음 형틀에 묶는 벌을 내렸을 정도로 우수한 품질을 강조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시콜베르에서 볼 수 있는 수천 장의 이미지 중 상당수는 '우수한 품질'을 주제로 하고 있다. 사진에 곁들여져 끊임없이 화면을 채우는 단어도 '장인 정신'을 필두로 제품에서 느껴지는 '우아함'이라든가 '아름다움' '창의성' 등 끝이 없다. 이런 명품 브랜드를 갖고자 하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꿈' '환상' 같은 단어들도 보는 사람을 세뇌하듯 계속해서 화면 위로 떠오른다. 화면을 다 본 후 특정 이미지를 클릭해서 등록하면 해당 브랜드에서 나중에 상세한 상품 정보와 특별한 브랜드 소개를 보내주는 서비스도 있다. 업계의 해석처럼 중국에 있는 명품 브랜드 소비자 혹은 잠재 고객을 충분히 교육하고도 남을 만한 화면 구성이다.

시콜베르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회원사가 공동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브랜드와 상품 소개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정작 여기서 상품은 살 수 없다.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가 온라인 판매에 부정적인 게 그 이유다. 세계적인 명품 그룹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인터뷰에서 “온라인 판매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명품의 장인정신은 생산 과정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것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과정에도 깃들어 있다”고 했다. 시콜베르에서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장인정신을 느끼며 배운다고 해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장인'의 극진한 서비스를 즐기지 못한다면 그것은 진짜 명품이 아니란 얘기다. 명품 매장에서 판매원이 실크 장갑을 끼고 가방을 보여주는 이유가 단지 '비싼 가방에 흠이 날까봐서'는 아니다.

 

그들의 행동은 '당신이 사려고 하는 이 가방은 이만큼 소중히 다룰 가치가 있는 것'이란 무언의 메시지다. 무엇이든 온라인에서 사는 시대에도 온라인 명품 쇼핑이 흔치 않은 이유 중 하나다. 명품 가방 가격엔 매장에서 누릴 고급 서비스 값도 포함돼 있다.

강승민 기자 (0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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